인페르노 (Inferno, 2016): 단테의 지옥을 품은 서스펜스 스릴러
인페르노(Inferno)는 댄 브라운(Dan Brown)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론 하워드(Ron Howard) 감독이 연출한 스릴러 영화입니다. 다빈치 코드와 천사와 악마에 이은 ‘로버트 랭던’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으로, 세계 곳곳의 예술·역사적 배경을 통해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형식이 큰 흥미를 자극합니다. 톰 행크스(Tom Hanks)가 다시 한번 로버트 랭던 박사 역을 맡아, 숨 막히는 추적전을 펼칩니다.
1. 줄거리
영화는 랭던 박사가 피렌체의 병원에서 기억 상실 상태로 깨어나며 시작됩니다. 원인 불명의 혼란과 불안 속에, 그는 자신을 노리는 정체불명의 자들로부터 도망쳐야 하는 상황에 처하죠. 그 과정에서 젊은 의사 시에나(펠리시티 존스)와 함께 인류의 운명을 뒤흔들 수 있는 바이러스 테러 음모를 추적하게 됩니다.
주요 단서는 단테의 ‘신곡(神曲)’ 중 지옥편 ‘인페르노’에서 비롯되며, 영화 전반에 걸쳐 단테의 지옥도가 상징적으로 등장합니다. 랭던과 시에나는 숨겨진 단서를 해독하기 위해 유럽 도심 곳곳을 헤매고, 그 와중에 병든 억만장자의 광기 어린 음모가 서서히 드러납니다. 결국 인류의 미래를 좌우할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서, 랭던은 마지막 순간까지 지략을 발휘하게 됩니다.
2. 시대배경
인페르노는 21세기 현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영화 속 수많은 예술·역사적 요소가 과거와 현대를 절묘하게 연결합니다. 단테의 ‘신곡’은 14세기 작품이지만, 바이러스 테러라는 테마는 현대적 위협으로 설정되어 있죠. 이에 따라 영화는 고대와 근대를 잇는 장대한 미스터리를, 최첨단 보안 시스템·국제 공조 수사 등 현대적 양상을 통해 풀어냅니다.
전작 다빈치 코드나 천사와 악마가 기독교 교리와 역사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작품은 단테의 지옥관과 재앙적 바이러스를 결합하여 인류의 과잉 인구 문제, 생태적 위기, 윤리적 딜레마와 같은 지금도 화두가 되는 주제들을 첨예하게 다룹니다.
3. 촬영장소 설명
가장 인상적인 촬영지는 단연코 이탈리아 피렌체입니다. 두오모 성당(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바티칸 고문서관, 베키오 궁전 등 중세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물을 무대로, 박물관에서 벌어지는 추격씬 등이 긴박하게 전개됩니다.
그 외에도 베네치아와 이스탄불(터키)에서의 장면도 등장해, 유럽의 고풍스러운 도시 풍경과 동양의 문화적 분위기가 교차하며 여행 다큐멘터리 못지않은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영화의 미스터리적 분위기에 유서 깊은 건축물과 예술품이 한층 더 매력을 부여합니다.
4. 감독의 대표작 소개
론 하워드(Ron Howard)는 헐리우드에서 감독·프로듀서로서 오랜 경력을 지닌 베테랑입니다. 대표작으로는:
- 아폴로 13(Apollo 13, 1995): 실화 기반 우주재난 영화로,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사실적인 묘사로 큰 호평을 받음.
- 뷰티풀 마인드(A Beautiful Mind, 2001): 천재 수학자 존 내시의 일대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관왕 수상.
- 프로스트 vs 닉슨(Frost/Nixon, 2008): 워터게이트 이후 대통령 사임을 한 닉슨과 기자 프로스트 간의 인터뷰를 영화화한 정치 드라마.
론 하워드는 다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에 이어 인페르노까지 연출하며, 댄 브라운의 스릴러 소설을 스크린에 옮기는 데 탁월한 역량을 보여주었습니다.
5. 주연배우의 대표작
인페르노의 주연인 톰 행크스(Tom Hanks)는 로버트 랭던 역으로 세 번째 출연입니다. 할리우드의 국민 배우로 불리는 그의 필모그래피는 방대하지만, 대표작을 꼽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 1994): 지적 장애를 가진 주인공의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그린 휴먼 드라마.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
- 캐스트 어웨이(Cast Away, 2000): 무인도에 표류한 남자의 생존기. 톰 행크스의 독보적 1인극.
- 스파이 브릿지(Bridge of Spies, 2015): 냉전시대 스파이 교환 실화를 담은 작품으로, 절제된 연기와 진중한 분위기가 돋보임.
함께 등장하는 펠리시티 존스(Felicity Jones)는 시에나 역을 맡아 지적이면서도 미스터리한 면모를 드러내며, 영화의 스릴과 긴장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6. 오늘날의 시사점
인페르노는 단순한 추적 스릴러를 넘어, 인류 생존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합니다. 극 중 빌런은 인구 과잉과 자원 부족, 생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극단적 해법’을 제시하고, 이는 ‘인류의 윤리’와 충돌하게 되죠.
최근 들어 기후변화, 팬데믹, 식량 위기 등 전 세계가 직면한 문제를 떠올려 본다면, 이 영화가 그리고 있는 “극단적 선택”의 위험성은 결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따라서, 인페르노는 흥미진진한 추리와 액션 속에 현대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윤리적 경각심을 심어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7. 감상평
저는 다빈치 코드와 천사와 악마도 재밌게 봤지만, 인페르노는 개인적으로 그 두 편보다 “현실적인 공포”가 더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바이러스 테러라는 설정이 실제로 일어날 법하다는 느낌 때문이었을까요.
피렌체와 베네치아, 그리고 이스탄불을 무대로 펼쳐지는 추격전은 마치 제가 직접 여행을 간 듯한 생생함을 주었고, 톰 행크스의 랭던 박사가 기억 상실 상태에서 단서를 되짚어 가는 전개는 긴장감이 떨어질 틈 없이 흘러갔습니다. 보는 내내 “우리가 사는 현실도 언제든 위기에 휘말릴 수 있다”는 불안이 스며들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인페르노가 단순한 오락 영화 이상의 여운을 남긴 것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론 하워드 감독의 인페르노(Inferno, 2016)는 단테 ‘지옥’에서 영감을 얻은 미스터리 스릴러이자, 현대 인류가 직면할 수 있는 치명적 위기를 다룬 문제작입니다. 로버트 랭던 시리즈의 팬이든, 예술과 역사를 접목한 스릴러를 좋아하는 관객이든, 이탈리아 르네상스 도시와 생생한 추격의 현장을 즐기면서 동시에 인류의 미래와 윤리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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